안타까운 기업 CJ푸드빌과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주르

최근 기업M&A에 관한 소식중에 잘 나가는 커피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가 매각된 일이 있었다. 언론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의 최대주주인 CJ푸드빌은 보유지분 45%와 경영권을 홍콩계 사모퍼즈 앵커에퀴티파트너스에 넘기기로 했다고 한다. 매각 총액은 2,025억원인데 이미 올해초 40%의 지분이 펀드에 넘어갔기에 CJ는 15%의 지분만을 남긴 셈이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해 매출 2743억원에 영업이익 292억원을 올렸고 스타벅스에 이어 국내 2위권 커피전문점이란 걸 감안한다면 이 매각건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렇다면 왜 CJ푸드빌은 사내사업부였던 투썸플레이스를 분할하고 매각하는 과정을 거쳤을까?

그 해답은 내가 내부인이 아니기에 속 사정은 알 수 없다. 하지만 회사가 상당한 어려움에 처했다는 점, 빕스와 계절밥상 등을 구조조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회사 관계자도 회사의 이러한 어려운 점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결국 회사를 살리기 위해 그나마 돈이 되는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함으로써 그 자금으로 회사를 살리려 한 것이다.

결국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구조조정 과정에 발생한 M&A였던 셈이고, 잘 나가는 투썸이 그 희생양이 된 것이다. 하긴 투썸 임직원 입장에서는 경영을 잘 하지 못하는 CJ대신 홍콩계 자본이 들어와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다면 더 좋은 회사가 될 수도 있다. 혹시 스타벅스를 따라잡을 역량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길 바래본다.

내가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남아있는 CJ푸드빌 회사가 보유한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뚜레주르' 때문이다. 회사내에 그나마 작지만 이익을 내는 부문이고 혁신 한다면 성장 가능성도 있다. 이곳을 혁신함으로써 회사가 잘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과연 혁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이회사에(내부 사업부이지만 회사로 본다.) 대해 아주 쬐끔 정보를 갖고 있다. 이곳은 과거 내가 벤처기업을 창업한 후 첫 번째 고객이었다. 정보시스템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을 가졌던 내 회사는 첫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렇게 해서 만난 첫 고객이 바로 뚜레주르였다.

나는 CJ에 점포통합 POS시스템을 납품할 수 있었고 덕분에 내 회사는 순탄히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엎드려 절할 만큼 아주 고마운 고객사라 회사라 할 수 있다. 덕분에 내 회사는 베이커리에 관한한 솔루션을 만들 수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훗날 파리바게트의 시스템도 수주 및 납품할 수 있었다.

문제는 지난 20년동안 경쟁사 파리바게트가 날아갈 동안 뚜레주르는 전혀 발전 및 성장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심지어 내가 납품했던 POS정보시스템을 지금도 쓰고 있다는 점에 가끔 뚜레주르에 들러보고 깜짝 놀랜다. 어떻게 20년동안 그대로 쓸 수 있지? 그만큼 시스템을 잘 만들었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사실 이는 말이 안되는게 파리바게트는 그동안 여러번의 시스템 갱신을 했다.)

당시 뚜레주르는 경쟁사 파리바게트와 규모에서 그리 차이가 나지 않았다. 1위 파리바게트가 점포수 800여개였고 뚜레주르는 500여개였다. 그러니 1위와 2위는 그 규모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CJ는 대기업이었던데 비해 파리바게트는 중견기업이었다. 그러니 회사 임직원들의 마인드는 뚜레주르가 더 앞서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런데 그때로부터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2018년 현재 파리바게뜨는 대략 3천5백개가 넘는 매장을 보유했지만 뚜레주르는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에 더해 소비자로 느끼는 두 베이커리의 차이는 상당하다. 파리바게트는 이제 넘볼 수 없는 베이커리의 강자가 되었다. 요즘 여기서 빵을 사면 개인이 하는 제과점보다 가격이 더 저렴하다. 통신사 할인에 멤버쉽 할인까지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뚜레주르도 통신사 할인을 해 주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하지만 그 서비스 수준은 파리바게트와 비교 불가다. 직영점은 조금 다르지만 가맹점에 가 보면 이 회사가 가맹점 교육에 대해 얼마나 소홀히 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 깨끗하지 않은 옷을 입은 아르바이트생, 심지어 고객접대 매뉴얼 교육도 받지 않은 점주가 응대하는 경우도 많다.전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같지 않다.

오늘 내가 쓰는 글의 결론은 이렇다. 다른 부분은 모르겠지만 뚜레주르는 뭔가 내부 혁신이 필요하다. 자금문제를 해결했으니 그 돈으로 재무개선도 해야겠지만 내부 혁신에 썼으면 좋겠다. 신선한 빵을 제조할 수 있는 제조라인, 서비스교육, 브랜드의 개선 등등...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 말이다.

우선 POS 정보시스템부터 바꾸길 권한다. 어떻게 20년동안 같은 걸 쓰고 있는지 이해불가다. 가맹점 교육도 잘 시켰으면 좋겠다. 서비스 기초교육도 시키지 않는 매장을 왜 오픈해 주는지? 그러니 뚜레쥬르 매장에 손님이 적을 수 밖에 없다.(내 집 주변에 있는데 한번 가 보고 다시는 가지 않는다.) 빵맛이 문제가 아니라 서비스의 기본 문제다.

어쩌면 CJ내부에 프랜차이즈와 외식 매장에 대한 전문가가 없어서일 수도 있다. 사람부터 확보하는게 우선일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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